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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동 L 주택 haean-dong L residence 

“여름이면 대청에 앉아 수박도 먹고 툇마루에 앉아 비가 오는 소리를 들던 어릴 적 집에 대한 기억을 가족과 나누는 집이예요.”

해안동 주택이 지어진 땅은 제주 시내와 가까운 중산간 마을로 과수원이던 동네의 필지를 나 누어 택지를 개발한 곳이다. 6m의 길을 사이에 두고 이미 집 몇 채가 듬성 듬성하게 들어서 있었는데, 땅의 정 가운데 집을 배치하고, 담장을 둘러 마당을 만든 방식이었다. 마당은 외부 에서 훤히 들여다 보였고, 집마다 모두 커텐을 치고 마당을 즐기지 않는 듯했다. 100평의 땅 에서 40평만 쓰는 느낌. 집들은 땅 위에 그냥 휑하게, 우두커니 그렇게 서 있었다. 주택보다 공동주택의 경험이 더 많은 요즘에는 제주도민, 이주민 모두 단독 주택을 짓더라 도 보호받는 공간, 사적인 공간을 필요로 한다. 열린 풍경과 아늑함 두가지를 고민하던 우리 는 당시에 가운데 마당집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근대에 지어진 도시형 한옥이 30~50평의 대도시 택지에 지어진 중정집의 전형이라면, 100평이 기본으로 넘어가는 지방의 필지에 가 운데 마당집을 구성할 때는 어떤 형상이 되어야 할까.

 

우리가 많이 보는 중정집들은 현관과 내부를 거친 후 들어가는 닫힌 형식의 마당집이다. 그 러나 사실 우리에게 익숙한 마당은 들고 날 때 언제나 거치는, 대문을 열면 골목과 이어지는 길의 연장선이다. 그리고 마당과 길이 만나는 곳에 전이 공간인 문간채를 두는 것도 길에 바 로 면한 폐쇄적인 현관에서 비롯되는 문제들을 해결 할 수 있는 하나의 해법이 될 것 같았다. 배치가 풀리니 평면은 자연스레 여섯 가족의 삶을 담을 수 있게 되었다. 콘크리트의 높은 기 단(1층) 위에 쾌적한 목구조(2층)를 얹는다는 구상도 어찌보면 매우 습한 제주의 풍토에 맞 춘 합리적이고 보편적인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치 : 제주시 해안동

​규모 : 지상 2층 / 196.76

용도 : 단독주택

구조 : 철근콘크리트, 목구조

​설계 :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 (이창규, 강정윤, 양다은)

​감리 :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 (이창규, 강정윤)

시공 : 다봄주택 

조경 : 건축주 직영

​사진 : 이상훈

기간 : 2019~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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