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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집 소원재 sowonjae 

과수원에 집을 짓다.

과수원집 소원재는 제주의 남쪽 한남리에 위치하고 있다. 2017년 봄, 젊은 건축주 부부가 에이루트를 방문하였다. 정신없이 바쁜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자신들의 속도로 일상을 가꾸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주를 결심한 부부는, 제주를 둘러보다 서귀포 중산간에 작은 과수원을 만나게 되었고 그 곳에 밝고 소담한 하얀집을 짓고 싶다 하였다.

 

처음 과수원을 방문하였을 때 높은 삼나무로 둘러싸인 귤밭의 풍경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제주 중산간 풍경을 오롯이 지닌 이 곳에 육중하고 높은 집이 아니라 땅에 폭하고 안긴 집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축주가 원하는 것은 주택, 티룸, 두개의 숙소였는데, 건물을 한 덩어리로 만들기보다 나누어 귤밭에 넓게 배치하고, 각 건물들은 주변의 삼나무보다 낮은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고, 나무들과 어울리는 단정한 조형이 되도록 계획하였다. 부부가 살아갈 주택은 작지만 알찬 구성으로, 높이 차이와 천창을 두어 답답하지 않게 디자인하였고, 티룸은 차분히 나무를 바라보고, 나무의 배경이 되는 고요한 공간이 되도록 하였다. 숙소는 한옥의 마당과 방의 관계, 과수원 안의 오두막 등을 생각하며 계획하여, 7평의 작은 숙소지만 풍요로운 느낌이다. 

소원재에서 주택부는 건축주가 가장 오래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공간의 너비보다는 분위기를 더욱 고민하며 작업하였다. 잠을 자고 옷을 보관하는 방과 드레스룸은 최소한 으로 계획하고 대신 움직임이 활발하고 가장 오랜 시간을 보 내는 곳의 볼륨을 크게 잡았다. 주방과 거실은 시원하게 열리지만 단차를 두어 깊이감을 다르게 구성하였고 집에 비해 넓은 화장실에 천창과 창을 곳곳 에 두어 쾌적한 공간이 되도록 하였다. 소원재의 앞집과 뒷집은 스테이로 운영되고 있다. 그 중 앞집은 한옥을 모티브로 구성하였다. 방과 마당, 화장실 의 도시한옥을 방과 실내화 된 마당, 화장실로 치환하여 고즈 넉하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소원재의 뒷집은 과수원 속 오두막을 상상하며 계획하였다. 주변 귤밭을 향해 열린 창들에 맞춰 방과 누마루를 두 어 귤나무에 둘러싸여 휴식을 취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과수원집 소원재는 제주의 궂은 날씨와 어려운 공사 여건 속에 2019년 5월 완성되었다. 밝고 차분한 건축주 부부의 삶이 집에 녹아들어 오래도록 사랑받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위치 :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규모 : 지상 1층 / 167.5

용도 : 단독주택, 티룸, 스테이

구조 : 목구조

​설계 :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 (이창규, 강정윤)

감리 :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

시공 : 다봄주택

조경 :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 건축주 직영

​사진 : 김형석

기간 : 2017~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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