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사계절 Seasons within, JEJU
하나의 지붕 아래, 네 채의 집
‘집의 사계절’은 우리의 작업 주제 중 하나인 현대적 재료와 서양식 목구조를 바탕으로 한국적 정서를 담아보고자 한 작업이다.
이 집은 제주의 안거리–밖거리 집이 지닌 ‘분리된 집’의 가능성에서 출발한다.
2024년 연결하는 집 전시에 초청된 고산집 역시 11명의 건축주가 안거리–밖거리 구조를 고쳐 함께 사용하는 집이다. 고산집의 건축주들은 떨어져 있는 채가 불편하기보다, 그 사이를 오가며 계절을 느끼는 시간이 오히려 좋았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경험은 이번 집의 출발점이 되었다. 이번 작업은 이러한 쓰임과 형식을 신축으로 이어가며, 조금 더 분명한 공간 구조로 풀어보고자 하였다. 동시에 떨어져 있는 채들이 만들어내는 불편을 덜고자, 한옥처럼 각각의 공간을 하나의 큰 지붕 아래로 단정하게 정리하였다.
집은 두 개의 침실채와 주방–식당채, 그리고 목욕과 사우나를 위한 목욕채로 구성된다. 각 채는 독립적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처마 아래 채와 채 사이에는 외부 공간을 두어 마당을 오가며 제주의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침실채는 방과 화장실로 이루어진 단순한 구성으로, 각각 하나의 작은 집처럼 쓰인다. 모두가 모이는 식당채는 북쪽과 남쪽으로 열려 있어 이웃의 과수원과 방풍림, 그리고 작은 중정을 함께 받아들인다. 식당채 깊숙이 자리한 다실은 한옥의 누마루처럼 두 단을 높여, 멀리 두 개의 곶자왈을 바라보게 하였다. 높아진 바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게 느껴지는 천장은 공간을 한층 차분하게 만들며, 열려 있으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만든다.
문간에 인접한 또 하나의 독립된 채, 목욕실은 나무로 마감된 사우나를 중심에 두고 욕조와 개방 가능한 문을 순차적으로 두어, 몸과 마음을 가볍게 풀고 자연을 마주하게 하였다.
이처럼 집은 각각의 공간마다 자연을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장면들로 이루어진다.
꽃이 피고 비가 내리고, 뜨거운 햇빛과 서늘한 바람, 그리고 눈이 머무는 시간까지. 머물고 오가는 시간 속에서 사계절을 온전히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집을 ‘집의 사계절 (Seasons within, JEJU)’이라 이름 붙였다.
위치 :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규모 : 지상 1층, 138.25㎡
용도 : 단독주택
구조 : 목구조
기획 :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 마인드맵 건축사사무소, 어번 디테일 건축사사무소
설계 :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 마인드맵 건축사사무소, 어번 디테일 건축사사무소
감리 :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
조경 :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
시공 : (주)스미
가구 : 나무 놀이터
사진 : 박영채
기간 : 2023~2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