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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보트 slowboat atelier 

땅의 형태로부터 시작된 집

제주시 애월 바닷가에 자리한 슬로보트는 땅의 형 태로부터 시작된 건축이다. 땅은 마른 오징어 모양 을 가진, 중간에 목이 좁아지는 형태였는데, 건축주 는 이 땅에 바다를 바라보는, 대포 같은 형상의 집 을 원했다. 초반 계획을 잡을 때 상업 사진작가인 건 축주를 생각하며 제주성을 세련되게 표현해보자는 생각으로 설계를 하였는데, 건축주는 조금 더 직설 적이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었다. 이 과정에서 제주 도민이 아닌 외지인이 제주를 바라볼 때 어떤 것에 흥미를 갖고 해석하는지를 알 수 있었고 제주에, 바 닷가에 건물을 짓는다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집은 제주의 돌담 위에 얹혀진 제주 감귤창고의 형상을 지니고 있다. 바닷가 앞이라는 땅의 특성을 읽어 전면은 바다를 바라보는 창을 배치하고, 후면으 로는 따뜻한 마당을 계획하였으며 거칠고 짙은 제주 북쪽 바다에 어울리는 무덤덤한 조형을 떠올리며 다듬었다. 건축주는 창작자들이 영감을 받을 수 있는 높은 천장고의 집을 요청했는데 다양한 대안들을 검토하여 거실과 주방 사이에 1층부터 3층까지 열려 있는 시원한 공간을 만들고 천창을 두었다. 동시에 아늑한 집이 되도록 벽과 창 의 비율을 세심하게 조절하였으며, 사진 작가인 건축주가 주로 사용하는 카 메라 렌즈의 비율을 창 곳곳에 적용한 것도 이 집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슬로보트는 개인의 강한 취향을 제주의 북쪽 바다라는 경관과 어울리도록 풀어낸 주택으로, 땅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완성 한 작업이다. 일년 후, 완성된 슬로보트에서 만난 건축주는 마 치 맞춤옷을 입은 느낌이라 하였다. 서울의 번잡함을 벗어내고 싶을 때 찾는 이곳에서 새롭게 자신의 작품 활동을 시작할거라 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그렇게 슬로보트는 천천히 항해 중이다.

 

 

 

 

위치 :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

​규모 : 지상 3층 / 144.00

용도 : 작업실, 카페

구조 : 철근콘크리트

​설계 :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 (이창규, 강정윤)

감리 :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

시공 : 코웰스 C&C 류지홍

조경 : 에이루트 건축사사무소, 건축주 직영

​사진 : 김한준

기간 : 2016~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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